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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영웅 구단이 기대를 가졌던 빌런의 이야기, 악마의 재능 (야구 칼럼)

by 터보부스터 2021.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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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야구는 대한민국의 국민스포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 때  놀이터에서 캐치볼과 알루미늄 배트로 동네야구를 했던 추억이 있던, 퇴근하고 맺구를 마시며 야구를 보던, 여자친구와 야구장 데이트를 가던 간에, 누구나 야구와 관계된 기억이 하나쯤은 있다.  최근에는 본인이 응원하는 구단이 우승을 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하였고, 심지어 한달만에 1조원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도 좋다.

 

     너무 인기가 좋아 안일했던 탓일까, 우리나라의 프로야구는 이제 '프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깨끗한 야구공이 낡고 더러워 진것처럼

 

1. 학교폭력과 음주, 재발방지가 안된다.

 

    학교폭력과 음주운전은 매년, 과장 보태어 한두달에 한번 씩은 꼭 터지는 이슈다. 먼저 학교폭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도록하자. 키움의 모 선수는 지명이 되고 나서 학교폭력 논란이 있었으며, 키움 구단은 이 사실을 눈감고 지명했다는 의심을 샀다. 아마추어 선수시절이었던 고등학교 때 벌어진 일이라, KBO는 이에 대해 징계를 내릴 수가 없었으며, 키움 구단에서는 이에 대해 50경기 출전 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 150km를 훌쩍 넘는 강속구를 던졌기에, 키움구단은 징계가 끝나자마자 기용했고, 모 선수는 '먼저 좋은 사람이 되겠다'며 반성했다.

 

      좋은 사람이 된 것일까? 3년 동안 별 탈이 없었다. 그런데 2021년 숙소에서 새벽까지 술판을 벌인 사건에 몇 개의 구단이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모 선수도 이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모 선수는 원정숙소를 무단이탈하여, 룸메이트와 함께 여성을 만나 새벽까지 술판을 벌였다. 이는 명백한 방역수칙 위반이었다. 이는 단순히 방역수칙 위반을 넘어, '프로선수'라는 명함을 받은 사람이 할 짓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남겼다. 결국 7월 23일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제재금 500만원과 36경기 출전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키움 자체징계로 5000만 원이라는 징계가 내려졌다.

 

 

키움 감독 홍원기

      홍원기 감독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다가 8월 10일, "화가 나는 것을 넘어 참담하다", "모 선수는 자체 징계가 끝나도 기용할 생각이 없다."고 입을 열었다. 150km를 넘게 던지는 파이어볼러는 한국야구에서 귀하기에, 이런 선수를 뺀다는 것 자체가 큰 전력 손실임에도, 홍원기 감독은 기용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이는 큰 결심이었다.

 

     이쯤되면, 모 선수가 누구인지는 대부분 아실 거라 생각한다. 바로 키움의 22살 안우진 선수이다.

22살에 2번째 징계를 받은 안우진 선수

     안우진 선수는 최고 루키로 지명되기 전부터 많은 구단들이 관심을 가졌다. 2017년 10월 10일 넥센 히어로즈의 최고 계약금이자, KBO리그 역대 신인 계약금 중 5위에 드는 6억원에 입단 체결을 하였다. 그 만큼 넥센 구단이 거는 기대가 컸던 것이다. 영웅 구단이 큰 기대를 가졌던 안우진 선수는 영웅이 아닌 빌런이었다. 본인의 명예는 물론이고,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킨 2번의 어리숙한 모습으로 많은 야구팬들이 실망하였다.

 

     안우진 선수에게는 기회가 많았다. 2017년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고 난 다음에도, 키움구단은 계속해서 안우진 선수를 기용할 모습을 보여왔고, 실제로도 징계가 끝나자마자 그라운드에 섰다. 안우진 선수가 키움의 지원과 믿음을 받고 성장했다면, 오승환과 임창용 등, 국내 파이어볼러 계보를 잇는 우리나라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성장했을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다.

      그러나 안우진 선수는 원정숙소 무단이탈, 음주, 방역수칙 위반으로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젊음의 어리숙함인가, 본래 그러한 사람인 것인가.

 

     비록 홍원기 감독이 안우진 선수를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 하긴 했지만, 안우진 선수의 능력과 재능을 필요로 하는 구단은 많다. 현 키움 감독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안우진 선수에게는 또다시 복귀할 기회가 올 것이다. 악마의 재능이란 이러한 것 같다. 그 때도 안우진 선수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 때는 안우진 선수가 활약할 국내무대는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 때는 안우진 선수가 음주를 하던, 뭔 짓을 하던 어떤 구단도 관심이 없을 것이다.

 

2. KBO에게 필요한건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에 버금가는 강력한 처벌

     KBO의 가장 큰 문제는 '재발'이다. 악순환이 계속된다. 한 선수가 여러 번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베테랑이 했던 짓을 젊은 선수가 똑같이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대한 KBO와 구단 자체징계가 있었지만, 항상 뒤따르는 꼬리표는 '솜방망이 처벌' 이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에게 몇 백에서 몇 천만원이 와닿기나 할까, 출전정지라는 처벌이 와닿기나 할까, 좋다고 술이나 마시러 갈 것 같다.

    

      안우진 선수 뿐만 아니라 물의를 일으키고도 그라운드에서 계속 뛰고 있느 선수들은 많다. 마치 뛰어다니는 폭탄같다. 언제 재발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 KBO에게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에 버금가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는 반성할 여지,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너무 가혹한 처벌이라고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출전 정지와 벌금을 늘리면 어떨까? 출전정지 20개월, 벌금으로 모든 연봉 회수와 같은 처벌이 주어진다면 선수들이 똑같은 짓을 반복할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도 돈이 떨어지고 직장이 20개월 동안 사라지면, 자연스레 위기감을 갖기 마련이다. 나이는 먹어가는데 벌이가 없다면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절제하고, 태도를 조심할 것이다. 

      결국 처벌은 하나의 물의에 대한 벌이라는 목적도 있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위기감 형성의 목적도 달성해야 진정한 처벌인 것이다.

 

3. 글을 마치며

      야구에 대한 높은 인기와 선수 개인의 뛰어난 기량이 선수들에게 안일함을 형성하였을 수 있다. 들키지 않으면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숙소를 이탈하고 음주를 벌인 사태가 이런 안일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숙소에서 외부인 여성 2명과 술판을 벌인 팀 내 최고참 격인 NC 박석민 선수, 그가 내놓은 해명은 "부도덕한 상황 없었다"라는 말이었다.

 

"부도덕한 상황은 없었다."

   부도덕과 도덕이 뭘까,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를 뒤로하고, 숙소에서 여성 2명과 술판을 버린 것은 도덕적인 상황인 것이라 주장하는 듯 하다. 선수들이 생각하는 부도덕이 통상적인 개념과는 참 먼듯 하다. 최고참 선수의 발언에서 그저 야구의 미래가 빤히 그려지는 듯 하다.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강백호 선수와 이를 무의식적 행동이라 포장한 국가대표 감독의 태도에서 한국 야구의 드라마가 어떤 결말로 끝맺을지는 이를 시청하는 시청자 모두가 예상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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